▲ JW메리어트호텔 서울, 타마유라 이경진 셰프

다양한 맛의 변화, 어떻게 미식의 세계를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 역사적인 배경과 시간의 흐름 속에서 맛의 세계는 더욱 깊어지고 변화하고 있다.

철판 요리의 유래는 다양하겠으나, 몽골의 전사들이 전쟁터에서 격식을 차리지 않고 각종 음식들을 방패 위에 올려놓고 장작불로 구워 먹던 것이 중국을 거치고 한국과 일본에도 자연스럽게 전파되지 않았을까.  

미국에서도 1960년대 초, Benihana레스토랑에서 시작하면서 대중화되었고 한국에서도 다양한 방법으로 소개되었던 철판구이 요리가 현재는 조금 더 고급화되면서 고객을 맞이하고 있다.

JW 메리어트호텔 서울, 일식당 타마유라(Tamayura)에서도 테판야키(鉄板焼き / てっぱんやき)를 즐길 수 있는데, 일본을 대표하는 외식기업인 우카이(UKAI)그룹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의 유일한 외국인 철판 셰프로 데뷔하고 대만의 가오슝과 타이베이에서 지내온 이경진 셰프를 만났다.

▲ 제주에서 공수한, 신선한 전복 요리과정

1. 일식과 고급 철판 요리계의 신성으로 표현되는데, 어떻게 셰프의 길을 걸어왔고, 어떤 곳에서 경험을 쌓아 왔는지, 소개 부탁합니다.  

저는 일본에서 셰프의 길을 시작했습니다. 부모님의 권유로 중학교 때 배낭여행을 하면서 일본의 문화를 접하게 되었고, 흥미를 느끼게 되어 성인이 되어서 일본 요리학교에 진학하게 되었고 2년 동안 전문적인 스킬을 배우고 나서 현재 미슐랭 투스타 긴자 ‘코쥬’에서 일본요리의 기본을 익혔습니다. 이후 철판요리에 관심을 가지게 되어, 셰프님의 추천으로 ‘우카이’ 긴자에서 철판요리 기술을 연마했습니다. 철판요리가 고급스러운 파인다이닝 요리로 세계 어느 나라에서든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 매료되었습니다.

2. 한국에서의 경험보다는, 우카이 그룹에서 일본과 대만을 위주로 활동했다. 해외에서의 오랜 경험을 통해서, 현재 외식산업의 흐름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또한 그 흐름을 국내에 어떻게 반영하고 싶은가? 

일본과 대만 등지에서의 경험을 통해 철판요리의 고급화를 목격했습니다. 일본에서도 처음부터 고급 요리로서 출발한 것은 아니지만 고속 경제성장기를 거치며 신선한 식자재를 사용하는 고급 철판요리로 변화했습니다. 몇 년 전, 한국에서도 철판 요리 붐이 있었는데, 그 당시에는 불쇼 같은 퍼포먼스 위주였고 고객 앞에서 뜨거운 요리를 해야 하다 보니 안전상의 문제로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발전하지 못했습니다. 이제는 셰프와 고객도 안전에 대한 인식도 높아졌고, 식자재의 퀄리티에 중점을 두는 요리를 통해 철판요리를 한국에서도 고급화하고자 합니다.

3. Japanese French와 가이세키를 기반으로 한 고급 철판 요리는 국내에서는 생소한데, 어떤 요리인지 그리고 한국의 고객들에게는 어떻게 접목하는지 궁금하다. 

 프랑스의 역사가 깊고 높은 수준의 요리가 일본에 소개되고 나서 많은 영향을 주었는데, 낮은 수준의 식재료를 사용해서 맛을 내야 했기 때문에 버터를 많이 사용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것을 줄이고, 우마미(うまみ, umami)로 표현되는 감칠맛을 어떻게 끌어 올릴 것인지 많은 연구가 있었습니다. Japanese French는 프랑스의 높은 수준은 유지하되 식재료의 감칠맛을 살린 요리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생새우는 레몬과 매칭이 잘 되는데, 레몬 대신 식용 개미를 사용해서 먹는 방식입니다. 이러한 요리는 8년 동안 월드베스트 1위를 한, ‘노마’와 같은 세계적인 레스토랑에서도 다양하게 변형되어 사용되었습니다. 앞으로 한국에서는 이러한 다양한 방법을 이용하고 접목하여, 한국의 토종 식자재와 일본 요리 기법을 결합한 새로운 요리를 선보이고자 합니다.

▲ 지역/계절별로 가장 좋은 식재료를 직접 선정

4. 한국의 계절에 따른 식재료는 해외의 그것과는 상당히 다를 텐데, 한국의 고객을 만족시키며 외국인들에게도 임팩트 있는 요리를 한다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이경진 셰프의 입장에서 ‘타마유라’의 요리에 대한 철학은 무엇이고 고객에게 무엇을 보여주고 싶은가? 

타마유라는 퍼포먼스보다는 식자재에 중점을 두는 철판요리 전문점입니다. 한국과 해외의 계절 식자재 차이를 고려하여, 계절마다 최적의 식자재를 선택하고, 자연의 경관에서 영감을 받아 요리를 만듭니다. 저는 ‘고객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요리’를 만들고 싶습니다. 고급 철판요리를 통해 한국의 계절별, 지역적으로 우수한 식자재의 특별함을 스토리텔링을 통해서 보여 드리고, 이를 통해 한국의 철판 요리를 세계화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5. 그동안 본인의 요리에 대한 철학이 바탕이 된, 시그니처 메뉴는 어떤 것들이 있었고 그 메뉴들을 돋보이게 만드는 본인만의 차별화된 요소는 어떤 것인가? 또한, 신메뉴를 개발하는 영감은 어떻게 얻고 있나? 

지금까지 해외에서는 테판야키 자체의 스킬을 배우고 그것을 더욱 발전시키는 부분을 더 신경 써왔다면 현재는, 한국의 토종 식자재를 활용한 메뉴를 개발하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그것을 활용한 많은 메뉴들이 시그니처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또한, 평범한 식자재도 철판요리를 통해 특별하게 만드는 것이 저의 차별화된 요소입니다. 저의 요리를 맛보신다면 바로 느끼 실 수 있을 겁니다. (웃음)

신메뉴 개발은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영감을 얻습니다. 시간이 나면 각 지방의 새로운 식재료를 찾아다니고, 농가에서 일을 함께하면서 좋은 교감을 나누고 일을 도우며 식자재의 생육 환경과 수확 과정을 이해하고, 이를 요리에 반영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철판 가지구이

6. 현재 일본과 한국의 음식 문화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와 그에 대한 본인의 대응 방법 그리고, 앞으로 본인의 계획과 목표, JW 메리어트호텔 서울에서 계속된 도전에 대한 이경진 셰프의 생각이 궁금하다. 

일본과 한국 모두, 수준의 향상, 고급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변화를 반영하여 타마유라에서 조금 더 고객의 안전을 확보하면서도 지역의 재료를 이용하여 스토리텔링에 기반한 요리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한국과 일본의 요리 기법을 결합하여, JW 메리어트호텔 서울 타마유라의 철판 요리의 우수성을 알리고 Korean French라는 철판요리 범주를 만들어서 세계적으로 알리기 위한 도전을 지속적으로 할 계획입니다. 고객에게 신뢰를 주고, 공감을 이끌어내는 요리를 통해 철판요리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좌측, 윤정민 셰프와 가운데, 에리 셰프